🐿 Young Hee Kwon | Pottery Poetry - Said The Acorn

오랜 공백을 깨고 다시 흙을 만진 작가 권영희의 ‘포에트리 포터리’는 도자로 전하는 시이자 시와 같은 도자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번 전시의 주된 소재인 도토리와 새는 평소 산을 오가며 땅과 하늘로 향했던 작가의 시선이 닿는 지점, 즉 도자의 형태로 제안하는 새로운 차원의 세계로 인지할 수 있다. 어느 날 한 계절만에 그 많던 도토리가 땅속으로 녹아 없어진 자연의 변화에서 도토리의 행방을 쫓던 작가의 시선을 우리는 흙에서 찾을 수 있다. 흙으로 빚은 열매의 형상은 곧 그 흔적을 말한다. 토양의 질감을 자연스럽게 전달하고자 하는 작가의 의도는 토분의 속성으로 나타난다. 뜨거운 온도로 구워진 토분에 식재한 화분의 모습은 마치 생명의 영속성을 보여주는 불생불멸과 다르지 않다.

작가의 물레 작업 일면을 감상자가 손끝으로 읽어낼 수 있다는 경험은 문학에서 볼 수 있는 화자의 전달력과 유사한 맥락으로 볼 수 있다. 그 의미를 체감하는 것은 양 두 손으로 이를 매만질 때, 실로 공감각적 시의 형상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이다. 산에서 만난 무해하고 다정한 벗이었던 새와 도토리를 통해 작지만 큰 세계를 품고 있음을 작가는 가야 토기에서 보이는 단의 형태를 차용하여, 그 위대함을 높이 들어 올리고 있다. 보는 이로 하여금 시는 다양한 해석을 낳고 읽는 이에 따른 경험과 인상이 더해져 압축된 이야기의 세계가 확장되고 양산되듯, 작가 권영희의 도자는 자연의 순수한 이면들로 모아 만든 시의 함축성과 닮아 있다.

《일상》

작업에 쓸 도토리와 떡갈나무잎을 주워 오려고 작년 3월 초 뒷 산에 올라갔다. 이상하게 그 많던 도토리가 보이질 않았다. 흙 속에 썩어가 제대로 된 것을 찾을 수가 없었다. ‘참내~’를 연발하며 연신 나뭇잎 사이를 뒤적여 봤지만 어디론가 사라진 도토리 찾기는 실패였다. 가을이 올 때까지 기다려야 하나? 가게에 가서 살 수 있는 물건이 아니었다. 돈을 주고 사는 그 자체가 좀 이상하게 여겨졌다. 흙으로 작은 새 모양을 코일링으로 천천히 만들면서 ‘기다려~. 곧 도토리를 가져올테니’라고 혼잣말을 건넸다. 도토리의 실물 사진을 보면서 만들어 보았다. 내 상상 속의 도토리모양은 참 못나 보였다. 작은 도토리도 하나 못 만들면서 작가는 무슨~ 콧방귀가 절로 나왔다. 가을이 오길 기다려야지. 다람쥐들에게 양해도 구해야지. 참나무와 떡갈나무의 종류도 공부해야지. 도토리 하나를 위해 가을을 기다린다. 기다림 속에 나의 작은 새들의 모양도 수도 늘어나겠지.

Info Instagram

EP 3

2024 ++

EP 2

2023 ++

EP 1
2022 ++

pokettales

Read more︎︎︎

🐿 Young Hee Kwon | Pottery Poetry - Said The Acorn

Index ︎︎︎Previous Next︎︎︎

Info Instagram

EP 3

2024 ++

EP 2

2023 ++

EP 12022 ++

pokettales

Read more︎︎︎

🐿 Young Hee Kwon | Pottery Poetry - Said The Acorn

Index ︎︎︎Previous Next︎︎︎

EP 1
20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