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right Room | When You Wish Upon A Star








“I Can’t Stop Loving You”

브라이트 룸을 떠올릴 때면 레이 찰스의 곡 중 《I Can’t Stop Loving You》도입 부분에 흘러나오는 코러스가 생각나 이를 흥얼거리곤 합니다.

여럿이 한목소리를 내듯 브라이트 룸의 화음과 결속은 그들만의 작품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작품 자체가 담고 있는 이야기나 스토리에 집중하게 되는 힘. 이것이 이 세 사람의 뭉친 이유이자 브라이트룸의 가치인 것이죠. 마치 노래 가사처럼 한 번 사랑에 빠지면 헤어 나올 수 없는 브라이트 룸의 작품들을 포켓테일즈에서 소개하게 되어 영광입니다.

《피노키오》 제페토씨의 가게처럼 한구석에 수줍게 자리한 망원동 브라이트 룸은 작접 손으로 빚고 그린 작품으로 사람들의 일상 공간에 따뜻함과 빛을 전해주고 있습니다. 그들을 처음 알게 된 건 ’밝은 방 그릇장‘, ‘월간 머그’ 그리고 ’매일 일기‘와 같은 세상에 한 점 뿐인 컬렉션 라인에 대한 관심으로부터 시작했습니다. 세심하게 공을 들인 듯 한 점 한 점의 작품들이 마치 어른들을 위한 그림책 같아 수집가의 시선에서 오브제를 모을 뿐만 아니라 이야기를 읽고 수집한다는 인상은 브라이트 룸 작품을 소장하고 있는 분들이라면 깊이 공감하시리라 생각합니다.

‘When You Wish Upon A Star’

12월은 크리스마스와 더불어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해에 여러 다짐을 하는 달로 의미가 있습니다. 저마다 연말을 어떻게 보내는지 궁금할 때가 있지 않나요? 어느 누군가는 특별한 12월을 보내기를 희망하고 또 어떤 이는 연말이라는 단어에 섭섭함을 감출 길이 없어 모른 척 지나가길 바란다는 이야기도 들은 바 있습니다.

이번 전시는 나를 위한, 우리를 위한 전시입니다. 별에게 소원을 빌듯 내일 더 멋진 일이 일어나길 바라는 마음이 여러분께 닿길 바라며 이 전시를 준비했습니다. 추운 겨울 따뜻한 온기의 희망처럼 이들의 작품이 여러분의 마음과 공간을 아름답게 장식하길 바랍니다.



Q&A witn BRIGHT ROOM

Q:  작품으로만 접하던 브라이트룸 뒤에 숨은 3인방이 궁금합니다. 여러분들에 대해 소개해 주실 수 있을까요?

A:

혜진
안녕하세요. 숨어있던 건 아니고 부끄러움이 좀 많은 박혜진이라고 합니다. 은비, 은송과 함께 손으로 만드는 일을 하고 있어요. 또한 꾸준히 습작을 하면서 얻는 영감이나 아이디어들을 제안하여 제품으로 만들어 나가고 있습니다. 그 외에 일러스트 작업과 사진촬영, 속도가 빠른 편이라 빨리빨리 처리해야 하는 잡일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은송
안녕하세요. 브라이트룸에서 만드는 일과 더불어 엔지니어링과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하고 있는 맏언니, 조은송이라고 합니다. 도자기는 까다로운 공정을 거쳐 만들어집니다. 기물이 잘 건조되도록 관리하고 시유 과정을 거쳐 가마를 컨트롤하여 불을 올리기까지 모든 과정을 섬세하게 다루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또한 전반적인 업무 계획을 세우고 여러 입점사와 친절한 소통을 통해 만들어진 제품이 잘 공급되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브라이트룸의 운전기사로도 활동하고 있답니다.

은비
안녕하세요. 브라이트룸의 1/3을 담당하는 마은비라고 합니다. 친구들과 함께 주 5일 작업실에 출근 도장 찍으며 도예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작업 외에는 은송, 혜진과 함께 정규 수업을 진행하고 특별하게는 글을 쓰고 다듬는 것을 좋아해서 브라이트룸으로 전개되는 활동에 있어 전체적인 컨셉을 잡고 스토리텔링이나 네이밍 및 홍보 글 등 텍스트 위주의 작업에 주도적으로 나서고 있어요. 그 외에도 편집 디자인이나 홈페이지 관리 등의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Q: 콜랙션 라인을 보면 마치 작품이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인상이 듭니다. 어떤 이야기를 중심으로 작업하고 계신가요?

A:

혜진
주로 사랑에 대해 다뤄요. 이루어지지 않은 마음들, 뒤에 남겨진 사람들의 마음, 때로는 디테일한 이야기들을 상상하면서 만들어요. ‘종말 직전에 하고 싶은 말은 뭘까.’ 이런 상황이요. 너무 애틋하게 다루기보다는 말도 안 되는 엉뚱한 상황들에서 사랑을 찾으려고 해요.

은송
살면서 한 번씩 찾아오는 힘든 순간에 지난 여행의 추억이나 좋았던 시간들을 통해 위로를 받고 힘을 얻습니다. 그렇지만 그 소중한 기억들은 시간이 지나면 구체적으로 떠오르지 않고 두루뭉술한 감정으로 남아있는 것들이 대부분이에요. 그것들이 점점 더 희미해지거나 사라져버리는 것이 아쉬웠습니다. 그래서 저만의 방식으로 만들고 그리며 또렷하게 기억하려고 했고 이런 시도들이 모여 지금의 작업들로 맺어진 것 같아요.

은비
집에 가는 길이나 바람을 쐬러 나가 걸으면서 드는 상념들을 은유적으로 담으려고 합니다. 이야기를 장황하게 풀어내기보다는 어느 순간 마음에 와닿는 단어나 이미지, 정지된 한 장면에서 떠오르는 느낌들을 그때그때 간단하게 적어두고 그것들을 제 생각과 감정, 개인적인 기억들과 연결 지어 짜깁기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제가 이렇게 수집한 것들을 하나씩 도예작업으로 표현하는 것은 사진을 차곡차곡 모아두는 앨범을 만드는 일과 같아요.


Q: 이번 전시에서 관람객들이 중요하게 바라보거나 생각해 보면 좋겠다는 부분이 있다면 추천해 주실 수 있을까요?

A:

혜진
크리스마스 정신을 담으려고 노력했어요. 어릴 적 영화에서만 봤던 그런 마음들이요. 사랑하는 사람들이 집으로 돌아오기를 바라고, 오늘 밤 잠에 잘 들길. 이런 마음들을 담았으니 작은 모양안에서 각자 원하는 사랑의 형태를 발견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은송
혼자든 둘이든 여럿이든 각자 자기만의 크리스마스를 만들어가는 모습을 그리고 싶었어요. 저마다 이날을 특별하게 보내는 방식이 다 있잖아요. 다양한 상황과 모습들을 상상하며 작업물로 풀어봤어요. 나의 크리스마스와 닮은 조각을 찾으며 재미를 느끼셨으면 좋겠습니다.

은비
이번 전시를 위한 작업은 무언가를 간절히 소망하는 마음들을 빚어낸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추워지는 계절, 한 해의 끝자락에는 어딘가 모르게 헛헛한 마음이 드는 것 같아요. 그 마음들을 포근하게 달래주는 전시이기를 바랍니다. 작품 하나하나마다 고유의 제목들을 지어 적어둔 택을 달아두었습니다. 작품과 제목을 함께 매치해서 감상해 주셔요.


Q: 브라이트룸의 작품이 어떤 역할과 가치가 되길 바라시는지요.

A:

혜진
손으로 뭔가를 만드는 일은 고되지만 늘 재밌는 일이였기 때문에 쭈욱 계속하고 싶다는 막연한 마음을 품고 시작한 게 브라이트룸입니다. 학생 때부터 커다란 오브제들은 제게는 너무 멀리 있는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에 주머니에 넣을 만큼 작아 누구나 가질 수 있는 오브제를 만드는 게 꿈이었어요. 브라이트룸이 만드는 오브제들은 모두 작고 깨지기 쉽지만 방 한편에 자리 잡아 그 방의 주인을 기쁘게 하거나 힘을 주는 빛을 뿜었으면 합니다.

은송
예측할 수 없는 변수들이 항상 도사리고 있는 작업이라 단 하나의 작품도 맘 편히 만들어 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그렇지만 모든 과정을 무사히 견뎌낸 최후의 작업물을 품에 안으면 뿌듯함을 넘어 벅찬 감정으로 내내 행복하곤 해요. 아이러니한 건 작업이 변수로 인해 예상보다 더 나은 모습으로 완성될 때도 있다는 거죠. 이래서 제가 만드는 일을 쉬지 않고 하게 되는 것 같아요. 힘들어도 작품이 끝맺어지는 순간을 지켜보는 게 재밌고 좋으니까요. 이렇게 온 마음을 다해 만들고 완성된 것들이 새로운 주인을 만날 때 저는 다시 한번 행복을 느낍니다. 작품과 구매자님, 그들의 우정을 응원하면서요. 저에게도 이 작은 오브제가 해피엔딩이었듯 다른 곳에서도 오래도록 행복을 주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은비
누구보다도 브라이트룸이란 존재의 가치는 운영하는 저 자신에게도 무척 크다고 생각합니다. 제 젊음을 쏟았고 사랑하는 친구들과 함께하는 일터이자 제 생계를 책임지는 평생 하고 싶은 직업이기 때문이에요. 매일매일 성실하게 출근해서 작업하는 시간 동안 진심을 다하고 친구들과 함께 발을 맞추며 웃고 떠드는 생활이 행복합니다. 그 결과이자 부산물이 브라이트룸의 작품이기 때문에 저희 작업을 좋아해 주시는 분들은 분명 그 에너지를 충분히 느끼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오래오래 간직하고 아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Q: 세 분의 연말은 주로 어떻게 보내시나요?

A:

혜진
연말에는 은송언니 집에 모여서 맛있는 걸 먹고 나서 산책을 하고 운세 앱으로 점괘를 보면서 저희끼리 한 해를 마무리하구요. 집에 돌아와서는 타이밍을 놓쳐 보지 못했던 영화를 감상하면서 조용히 연말을 보내요.

은송
연말엔 어쩔 수 없이 약간의 과로를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일도 많고 약속도 많지만 시간을 쪼개서라도 고마운 분들 모두와 식사를 하고 작은 선물도 주고받으며 한 해를 돌아보곤 합니다. 그 중 가장 고마운 은비, 혜진이와는 특별히 1박 2일간 뒤풀이 시간을 가져요. 제가 제일 특별히 여기는 12월 행사에요.

은비
신실한 성자는 아니지만 성당이라는 공간이 주는 고요한 분위기를 좋아해서 시간이 되면 12월 24일에는 가까운 성당에 가서 성탄 미사에 참여하려고 합니다. 누군가를 위해 기도하고 “평화를 빕니다.”라고 옆 사람과 주고받는 인사가 낭만적으로 느껴지거든요. 그 외에는 다른 날의 일상과 같습니다. 심심하면 혼자 맛있는 거 먹으면서 겨울 느낌 나는 영화를 찾아보는 정도인 것 같아요.


Q: 마지막 질문입니다. 2023년 브라이트룸에 기대할만한 소식이 있을까요?

A:

혜진
2022년은 정말 쉼 없이 달렸던 해였어요. 하고 싶었던 이야기들을 마음껏 할 수 있었죠. 2023년에는 다시 한 템포 천천히 우리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려 해요. 늘 바빠서 이야기만 했었던 작은 접시들 시리즈를 만들어 볼 생각이구요. 수업으로 잠시 쉬어갔던 쇼룸도 재정비하고 무엇보다도 그동안 코로나로 다 같이 멀리 떠나지 못했던 긴 여행도 계획 중입니다. 다 같이 여행을 다녀온 뒤에는 늘 하고 싶은 이야기가 풍성해지기 때문에 2023년의 모험이 너무 기대가 됩니다.

은송
올해 시작을 앞두고 전시를 해보고 싶단 생각을 했었어요. 작은 바람이었는데 어쩌다 보니 1년 내내 전시만 하게 되었더라고요. 하하. 너무너무 힘들었지만 해보고 싶은 것들을 원 없이 해보니 셋 다 작업 능력이 많이 늘었어요. 진화된 능력을 더 잘 갈고 닦아서 2023년엔 여러 가지 신제품들도 선보이고 쇼룸에서 재미난 것들도 해볼 생각이에요. 내년에도 잘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은비
기대할 만한 엄청난 소식은 아직 준비하지 못했지만 내년에는 조금 더 내실을 단단히 다져보는 한 해가 되기를 바랍니다. 망원동에서 브라이트룸을 시작한 지 6년 차가 되니 큰 줄기를 하나 지나온 것 같아요. 본질에 더 충실한 제품들을 만들어 한결같이 즐겁게 작업하는 모습으로 찾아오겠습니다. 그럼 또 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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